고등학교때 연극반을 했었다. 그 어떤 고등행위의 최상의 결과물을 얻어내기 위해 세상의 모든 것, 그것을 행하는 사람의 몸과 마음(정성)과 이 세상의 선함까지 끌어모으듯 (ex. 유퀴즈에 나온 서울대의대생한테 시험을 잘 보는 비법같은 게 있냐고 물었는데, 그녀가 "시험 보기 전에는 마음을 착하게 먹어요." 라고 말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게 아마도 시험에 대한 그녀의 절실함을 보여주는 단면이 아니었을까) 우리는 일년에 연극을 한 편 올리기 위해 매주 체력훈련을 했다.운동장이 떠나가라 소리를 지르며 발성연습을 하고밤에는 운동장 한 켠 등나무에 모여서 서로의 마음을 모으는 작업을 했다. 여름방학에는 기록적인 더위로 유명했던 해였음에도 불구하고 쓰러지기 직전까지 달리고 또 달렸다.그리고 땀에 쩔은 구질구질한 우..
고등학교 연극반 시절연극을 함께 준비하는 모든 구성원의 마음을 모으는 작업 중에 이라고 있었다.한 사람씩 도마위에 올려놓고 모든 사람이 그 사람의 단점만 얘기하는 게임인데늘 좋은 게 좋은 거고, 필요한 싸움은 친구가 대신해주던 나에게 엄청 놀라운 시도이기도 했다.평소 넌 이런게 안 좋아 따위의 말은 들어본 적도 없었고, 누군가에게 그런 말을 해 본 적도 없는 나였기에 그 시간은 정말 힘들었는데...지금 생각해보면, 그런 경험은 그 때가 처음이었던 것 같다.내가 좋아하는 마음이, 그래서 하는 제스쳐가 상대방을 불편하게 하는 어떤 게 될 수도 있구나. (아으씨... 되게 잘생긴 애였는데...)내 의도가 아무리 좋아도 완전히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도 있구나. 그 때 우리 중에 백ㅅㅎ 이란 친구가 있었는데 많이 ..
잘 해주고 싶은 친구가 있었다.물론 누구는 덜하겠냐마는...애써서 잘 해야 할 이유도 생겼다.그래서... 내 나름의 방식으로 잘 하려고 했다. 그녀와 충격적인 대화를 했다.요 몇일간 소원한 느낌이었는데...역시나 그 느낌이 맞았고, 그 원인은 놀라운 곳에 있었다.전혀 생각지 못한...하지만 나도 예전에 겪었던 일들이라 이해가 잘 되는 영역의 것들이었다. 잘해주려고 했는데 방향이 엇나갔다.그럴 수 있는데.. 내 노력이 아까울 정도로 다른 방향이었다는 게 안타깝다.물론 모든 일이 다 그러하듯 온전히 나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안타깝기 그지없다. 살아가는 방식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나는 지금까지 균형감을 잃지 않으려 고군분투하는 방식을 취했고,부끄러운 자기 객관화 과정을 거치려고 노력했다.그래서 이게 오해..
마지막은 아니지만 마지막 같은 출근 날 이 기분으로 집에 가면 들어가자마자 바로 집을 나설 것 같아 미뤄둔 만남을 clear하기 위해 같은 서울이지만 지구 끝 같이 먼 곳으로 가는 길이다. 퇴사때문인건가 허허벌판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왤까. 뭐든 그냥 편하게 하면 되는데 왜 이런 허무한 느낌이 드는 걸까. 직접적인 이유도 없이 불안도 높아지고 그래서 더 누군가에게 의존하고 싶어진다. 이럴 때...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면 (내가 가진 기대로 이 사람이 내 맘을 받아줬으면 하는 마음에) 실수하게 되고 그닥인 사람을 만나면 (나한테 그 사람을 받아줄 힘이 없으므로) 그 사람이 원래 가진 별로인 이유로 금방 피곤해져 후회하게 된다. 그러니 사실 혼자 있으면서 몸을 움직이는 게 제일 좋지. 힘이..
난 기본적으로 욕심이 있다. 출생의 순서를 굳이 이유로 들자면 똑똑하고 예쁘다고 칭송받는 언니를 둔, 나이차이가 얼마나지 않는 둘째였기 때문에 언니가 칭찬받는 건 나도 해야겠다고 생각했고, 좋아보이는 건 다 따라했다. 공부도 그냥저냥하는 다소 평범한 내 친구들에 비해, 언니 친구들은 대체로 고상했고, 단정했고, 가정교육이 잘 된 집의 모범생들이었다. 그래서 언니가 친구들하고 놀면 꼭 끼어서 놀려고 했고 (심드렁하고 귀찮아 했지만 언니는 나를 끼워줬다.) 누가 좋아보이면, 그것을 벤치마킹 하는데에 크게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승부욕이 활활 타올라서 이기고 싶어하는 성격도 아니면서 상대적으로 내가 처지는 건 나에겐 힘든 일이었다. 그래서 그런가. 무리속에서 비교군이 잘 형성된 집단에서는 무언가 꽤 열심히 했다..
어제는 몸이 별로 안 좋았다.특별히 안 먹는 것도, 과로하는 것도 아닌데,자꾸 알러지 처럼 눈이 간지럽고 피부가 이상하고 코가 줄줄, 재채기 등등그래서 공부해야지 마음만 품고 유튭 틀어놓고 잤다.아침에도 눈은 떴지만 몸은 잘 움직여지지가 않아 밍기적대다가 부랴부랴 출근.오늘도 지각비슷하게 하겠구나.땡땡이치고 미사나 가볼 수 있을까? 9호선은 역시 아침 8시가 가까워질수록 더 대단해져서지금까지는 여의도에서 출근할 때는 한 번도 내 몸을 못 낑겨 넣은 적이 없었는데오늘은 위험해보였다.다행스럽게 내 앞에 멀끔하게 입은 남자 두 분이 넉넉하게 밀고 들어가나 한 명 정도는 태울 수 있는 공간이 생겼다.우악스럽게 밀고 들어갈 때 저 안에 있는 사람들은 얼마나 싫을까.근데 밀 때는 아주 적극적으로 밀던 남자분이 나랑..
한낮 오후반차를 쓰고 퇴근하는 찰나 회사 앞에 보이는 빨간등을 단 봉고 경찰(형사들이 주로 쓰는)차인가 싶어서 무슨 일이 났나 싶어 시선을 두는데 봉고 정면에 보이는 빨간 해병대마크 그리고 짐칸에서 비를 맞으며 짐을 내리는 해병대모자를 쓴 어르신. 70도 넘어보이는, 까무잡잡한 피부에 다부져보이는 인상. 큰 짐을 덥석덥석 집어 옮기시는데... 깡다구가 느껴진다. 젊은 시절 그 힘들다는 해병대생활을 이겨내고 해병대전우회로서 살아가시는구나. 누구나 한 번쯤은 저렇게 뜨겁게 살아본 적이 있겠지. 그 때의 기억을 마음에 품고 그 때를 추억하며 저 할아버지는 평생 살아가시겠구나. 비록 지금의 현실은 그 때의 체력도 지력도 아니겠지만 그 때와 지금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자기자신은 또래의 누구보다 강하다 생각하며 사..
살아 계신 주님을 사랑하였고 십자가에서 돌아가시는 주님을 뵈었으며 무덤에 묻히신 주님을 찾던 마리아 막달레나는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부활하신 주님을 처음으로 경배하였나이다. 그 마음 뭔지 알 것 같다. 살아있는 동안 내내 사랑하고 따르고 임종도 지키고 싶은 마음. 그리고 그 분의 돌아가신 육체까지 거두고 싶은 마음... 자연스레 나의 행동을 마리아 막달레나에게 투사하고 있는 내가 느껴졌다. 실제로 ㅂㄷㅅ께 무의식적으로 흘러가던 나의 마음도 그러했고 어떤 대단한 분을 알게 되면 나는 또 자연스럽게 따르고 무한한 사랑을 베풀고 싶은 그런 마음을 품게 된다. 갑자기 가톨릭에서의 아니 혹은 기독신앙을 믿는 남성들(특히나 평소에 우러름을 받는 사제들)은 본인의 자아상을 이성인 마리아 막달레나에게 투사하는 것이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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