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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뜨겁게 살아온 그 기억

日就月將 2020. 7. 23. 13:32

한낮 오후반차를 쓰고 퇴근하는 찰나
회사 앞에 보이는 빨간등을 단 봉고
경찰(형사들이 주로 쓰는)차인가 싶어서
무슨 일이 났나 싶어 시선을 두는데
봉고 정면에 보이는 빨간 해병대마크
그리고 짐칸에서 비를 맞으며 짐을 내리는 해병대모자를 쓴 어르신.
70도 넘어보이는, 까무잡잡한 피부에 다부져보이는 인상.
큰 짐을 덥석덥석 집어 옮기시는데...
깡다구가 느껴진다.

젊은 시절 그 힘들다는 해병대생활을 이겨내고
해병대전우회로서 살아가시는구나.
누구나 한 번쯤은 저렇게 뜨겁게 살아본 적이 있겠지.
그 때의 기억을 마음에 품고
그 때를 추억하며 저 할아버지는 평생 살아가시겠구나.
비록 지금의 현실은 그 때의 체력도 지력도 아니겠지만
그 때와 지금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자기자신은 또래의 누구보다 강하다 생각하며 사시겠지?

나는?
나도 그런 허상에 기대어 살아가나?
지금보다 어렸을 때...
뽀얗던 시절,
불러주는 데가 많던 시절,
나만 힘내면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던
그래서 뭐든 열심히 하던
나는 체력따위는 부족할리가 없을 거라고 확신하던
그 때의 느낌만 품고?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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