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실수

내가 아는 술쟁이들이 몇 있다.
보통은... 술먹고 크게 실수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크게 실수하는 사람들하고는 내가 가까이 지내지 않아서 그런 것 같기도...)

술먹고 실수하는 카테고리는
1. 폭력
2. 이성
3. 폭력과 이성문제를 제외한 민폐

이렇게 크게 분류해볼 수 있는데
요즘은 성당서 만난 친구들과 술 먹을 자리가 많다보니
1번과 2번은 좀 주시하게 된다.

일단 1번은 거의 상종하지 않으려고 한다.
꼭 물리적인 폭력이라기보다 언어적으로 세고 불편하게 말을 잘 하는 애들이 있다.
그런 애들하고는 앤간하면 술자리를 갖지 않거나 큰 규모의 술자리 정도로만 만난다

2번은... 봐서 싱글남녀의 자유연애인지를 살펴본다.
나는 뭐...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지들 인생이라고 생각하는 편이라 그런가부다 하는편.
선을 넘는 행위 (상대방의 동의를 얻지 않은 추행같은?), 지켜야 할 누군가가 있는 사람들에게 찝적대는 것만 아니라면
대체로 수용한다.

3번은 빈도와 짜증나게 하는 수위를 살펴보는데...
친한 사람들중에는 아직까지는 그닥 문제될 만한 사람들은 없었던 것 같다.

최근에 나도 겪은 일이지만
이제 체력이 떨어지고 나이가 드니 점점 술 마신 뒤의 상태가 내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몸 컨디션에 따라서 소주 반병에도 헤롱헤롱 우웩거리기도 하고
어떤 날은 1병반도 거뜬하기도 하고... 종잡을 수가 없다.
그리고 필름도 끊겨서 내가 무슨 행동을 했는지 기억이 안 나기도 한다. ㅠㅠ
나같은 일을 40대가 들어 새롭게 경험했다는 친구들이 이제 하나 둘 나오고 있다.
나이탓인가.


어제 늘 과음하지만 항상 선을 지켰다고 알았던 두 녀석이
선 넘는 실수를 해서 관계가 와장창 깨졌다는 소식을 들었다.
뭐 극단적인 것 까지는 안 갔다고 하고 또 여러사람 있는 자리였으니 그럴 수도 없었겠지만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것 같은 느낌?
왜 있잖아. 싸우다가 상대방 부모 욕하는 것과 같이
아무리 사과해도 이전 관계로 돌아갈 수 없는 그런 잘못을 한 느낌이랄까?

배우자가 있지만 늘 자신의 이성적인 매력을 어필하고 싶어했던 친구와
배우자는 없지만 자유연애를 지향했던 친구 사이에 벌어진 일이다.
십년 넘는 세월동안 좋은 남사친 여사친사이였는데... 안타깝네.
역시 술마시는 사이는 그 누구도 안심해서는 안되는 건가.
과연 그들은 회복할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나는 과연 그런 부분에 있어서 깨끗한가.
살아오면서 한 점 부끄럼없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인가.

그나마 다행인 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친구중에 너무 멋지고 잘 생겨서 이성으로서 호감이 생기는 사람들이 거의 없다는 거다.
아! 얼굴은 너무나도 중요해 ㅎㅎㅎㅎㅎㅎ

암튼 조심해야 하는 건 맞는 듯...
역시 관계에서는 좋을 때 어디까지 좋은지 보다는 나쁠 때 어디까지 나빠질 수 있는지가 
관계의 지속을 결정하는데 중요하다.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이제 확신하지 말자.
술은 정신력으로 이길 수 없다.
술은 그저 (간의 입장에서는) 독성물질일 뿐이다.
그러니 해독 가능한 수준에서만 마시자!


잘 나이들고 싶다.
우리 모두 그렇지 않나?
아니 또 내가 과하게 일반화 하는 건가? (내가 말만 하면 반론을 제기하는 친구 땜에 자꾸 자기 검열하게 되네..)
다른 사람은 모르겠고 나는 그러고 싶다. 꼭 그러고 싶다.
그러니... 
잘 나이들고 싶으면 
술이든 뭐든 
제어할 수 있는 범위안에서만이라도 실수를 줄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