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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예민한 나, 쉽게 상처받는 나

日就月將 2022. 12. 22. 08:49

아침에 미사를 드리고
마음을 토닥토닥 두드려주는 얘기를 듣고
성당을 나와 바로 옆에 있는 커피집에 원두를 사러 갔다.
원래도 좋아하는 원두인데 오늘따라 할인도 하고
뭔가 기분이 좋다고 생각하며 계산을 하는데
오늘부터 종이쇼핑백 봉투값을 300원 받는다는 거다.
아깝다라고 생각하며 무심히
“그냥 주세요”라고 말했는데
봉투값을 계산하여 카드를 긁은 직원…
“앗… 저는 필요없다는 얘기였는데 제가 애매하게 말했나봐요. 죄송해요.”
“(싸늘) 취소해드릴께요”
내내 굳은 표정으로 응대하는 직원
원두를 받고 감사하다고 말하는데도 그 흔한 ‘감사하다’던가 ‘안녕히가라’던가 등등 아무 답이 없었다.

오늘 하루 좋은 기분으로 시작했는데
그 여러 좋은 감정들이 한순간에 사라졌다.
그리고 잠시 불쾌함에 몸을 떨었다.
나한테 욕을 한 것도 아니고
그저 싸늘하게 대한 것 뿐인데
(비언어적인 표현으로 먹고 떨어져라 제스쳐긴 했지만)
나는 왜 이렇게까지 기분이 상했을까
이 정도면
나의 예민함이 나를 너무 힘들게 하는건 아닐까…

왜 수많은 좋은 감정들은
안 좋은 하나의 사건때문에 다 사라져버리는 걸까
생각해볼만한 주제인 것 같다

참…
오늘의 좋은 얘기는
내 의도와 다르게 상황이 흘러갈 때
성모님의 “마음에 품다”
바오로 사도의 ”성령이 원하지 않으시는 일“이라고 말하고 받아들이는 자세를 본받자는 것.
요지는 그거다.
내가 하고자 하는 것과 다른 방향으로 일이 생기더라도
바로 어쩌려고 하지말고
일단 받아들이자.
우리가 알지 못하는 큰 뜻이 있으려니…

그러네
오늘 이런 사건도 나에게 무슨 의미가 있겠지?
에라 지금은 모르겠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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