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피곤했나...
소파에서 한 시간만 누웠다가 일어나겠다고 9시에 누운 게...
오늘 아침이 되어버렸다.
잠자리가 불편했을텐데도
그냥 그렇게 자 버렸다.
피로가 누적되어 있나보다.
목과 어깨가 뻣뻣한 상태로 일어나니 갑자기 두려움이 생겼다.
이렇게 뇌출혈 같은 게 올 수도 있겠구나.
그리고
체력을 넘어서는 무엇을 한다는 건
나 같이 몸 컨디션이 우선인 사람들에게는 어렵겠구나. 싶었다.
하나는 알겠다.
나는 잠을 줄여서 무엇은 못하는 사람인거지.
어제 나이어린 그룹과 어울리며 생기는 이질감에 대해 친구와 이야기를 했다.
나의 두려움, 지금 같이 스터디하는 친구들이 재미있고 좋지만
사적인 교감도 없고, 나는 지금 뭔가 받고만 있는 중이니, 나는 언제든 이들에게 (쓸모가 없으니) 버려질 수 있다.
나는 사실 꼰대도 아니고, 대접 안 받아도 되고, 친구들한테 하듯 편하게 하면 되는데
걔네들 입장에서는 나이차이도 많이 나고 그들이 사회에서 본 꼰대들에 대한 불편함 때문에
나랑 친해지는 게 '자연스럽게'는 어렵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잘 지낼 자신은 있다.
늘 나이와 상관없이 잘 지내왔으니까.
그 친구와 나 둘 다 지금 나이 어린 (대체로 한 열살정도 차이나는) 사람들과 스터디를 하고 있다.
친구는 말했다.
"지금 나도 '약간 불편한가' 그런 느낌이 있긴 한데,
걔네들이 나랑 개인적으로 시간을 가져보지 않아서 그래.
나랑 한 시간만 수다떨면서 놀면, 그런 나이많은 사람에 대한 이질감 싹 사라질텐데...
같이 좀 놀면서 이것저것 재미나게 얘기도 하게 되고, 결국 내가 나이가 많다는 것이 별로 부담스럽거나 하지 않을 걸."
아 우리는 되게 다르구나.
나는 일단 이런 상황이 닥치면 먼저 이런 생각이 든다.
"내가 불편한 존재가 되겠네. 하지만 내가 되게 애써야겠네. 그리고는 결국 (내가 늘 그래왔으니까) 나랑 어떻게든 잘 지내게 되겠지."
친구는
"걔네들이 나를 몰라서 그래. 늘 그랬듯 결국 나랑 잘 지내게 될거야. 우린 재미있는 시간을 보낼거니까."
노력한다고 바뀌는 건가?
이런 자연스러운 부정적 사고의 연결?
나는 이게 우리의 기질적인 차이는 아닐까 생각해봤다.
이왕이면 내가 더 자신감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았을 걸...
하긴 그러면 이렇게까지 성찰하는 인간은 아니게 살았겠네
그러면... 지금의 발전도 없었겠지.
그나저나
성찰과 반성이 없으며 자기 주장이 강한 어떤 녀석 덕에
강제로 아웃팅 당해버렸다.
무슨 공부한다는 게 성당친구들에게 다 알려진 수험생이 되었으니
이런 저런 스트레스 없이 안 만나고
속세를 떠나 살아야겠다.
가끔은 이렇게 크게 정리 한 번 하고,
비워내는 것도 필요하겠지.
미련없이 관계를 정리하게 해줘서 고맙다야.
이런 순기능도 있네.
재미있었던 날들 이제는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