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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 고팠다.
9시반 부터 3시까지 장장 5시간 반동안 스터디를 했다.
아침 밥이라도 잘 먹고 시작했으면 좋았으련만...
가을 아침을 걷는 사치를 부리다 밥먹을 수 있는 시간을 놓쳤다.
스터디는 역시 힘들었다.
준비를 충분히 많이 하지 않은 나에게 질문을 받고,
또 적절한 질문을 해야하는 스터디 시간은 고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듣는 것 자체로 공부가 되기도 하고
이렇게 착하고 성실하고 잘 하는 친구들하고
함께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게 너무 고맙고 좋아서
이 기회를 날려버리고 싶지는 않기에
꾸역꾸역 참가했다.
줌을 끄고, 3시가 좀 지나고 나니 밥 생각밖에 나질 않았다.
어제 해 둔 식은 밥으로 간단히 먹어보려고 시작하고 유튜브를 켰다.
마침 루시드폴이 나온 유퀴즈가 있어 그걸 틀어두고 밥을 먹기 시작했다.
어제 저녁도 일찍 먹었겠다.
잠도 많이 못잤고... 아침도 안 먹고 오후 세 시니 배가 고플만 했다.
근데
먹어도 먹어도 허기가 사라지지 않았다.
두 그릇, 세 그릇...
이내 알게 됐다.
정말 배고픈 게 아니구나.
마음에 허기가 있구나.
루시드폴이 풀어내는 공학을 그만 둔 이야기는
꼭 내 얘기 같았다.
큰 미련도 없었고,
이만하면 됐다 하는 마음에 그만 둔 그것.
혹시나 마음 약한 내가 다시 회사로 돌아갈까봐 머리카락도 잘라버린 나와는 달리
루시드폴은 심지가 굳은 사람같았다.
물론 나보다 성취도 훨씬훨씬 큰 사람
비교하려고 시작한 이야기는 아니다.
그냥 내 마음과 같은 사람이 있었다는 게
너무나 큰 위로가 되었다.
내 마음을 내가 잘 모르기도 하는데
가끔은 내 마음은 알지만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을 때도 있다.
그 때
나보다 표현력 좋은 누군가가
어렴풋이 알 것도, 하지만 잘 모르는 것 같았던 내 속마음까지
세련되게 표현해 줄 때가 있다.
그게 영상일 때도, 음악일 때도, 그림일 때도 있는데...
이번엔 그게 루시드폴의 인터뷰였다.
충분히 공감받았다고 느끼니
마음이 차분해졌다.
그리고 조금 쉬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젠 허기가 있어도
입에 뭘 넣고 싶지는 않다.
이렇게 일기를 좀 쓰고
허덕이지 말고 조금 쉬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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