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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결심

日就月將 2022. 10. 29. 13:48

대화를 하다가 그만... 결심해버렸다.

"나... 이 공부 끝도 없이는 더 못하겠어.
이렇게는 안 돼. 
1년만 더 하고 끝내버릴거야."

근데 사실 그게 맞기도 하다.
나는 그 수년씩의 희망고문을 버텨낼 멘탈이 없다.

성과가 바로바로 나오지 않는 상태로 몇년씩 버틴다?
내가 아무리 맷집이 좋다지만 불가능할 것 같다.
그러려면 정말 1년은 무리해서 해야하는 거기도 하다.
그리고 지금 이 무지막지한 미적의 벽을 넘어야 하는 거기도 하다.

그럼 그걸 이루기 위해 뭘 해야 할까
뭐라도 투입해야 하는데...
철의 돈을 투입할 수는 없다. 
일상에서 생활하는 것을 부비는 현재 수준으로도 충분히 부담이니까
그럼 뭘 투입해야 할까
나의 노력을 갈아넣어야 한다.
매일 도서관에 간다?
재종반을 등록한다?
잠을 줄인다?
등등...
생각 해볼만한 것들은 많다.

쉽게 생각할 순 없을 것 같다.
주변에는 나를 갉아먹는 너무 많은 것들이 존재한다.
나는 쉽게 영향받고, 쉽게 상처받는다.

도서관에서 스테이플러를 빡빡 (최소 10번 이상) 찍어대는 빌런을 참는데도 에너지를 써야 하고
스타벅스에서 내 시야에 들어오는 자리에 앉아 자기 다리를 퍽퍽퍽퍽 마사지 하는 빌런을 안 보기 위해서도,
반쯤 마신 커피에 빠진 왕파리를 보면서, 이걸 얘기하고 교환을 받을지 말지 (받으러 가는 행위가 진상일지, 혹은 진상을 무릅쓰고라도 받아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면서도 에너지를 써댄다.
맥락없이 생각난 나의 흑역사들, 특히 억울하게 당했던 일들을 담담히 흘려보내는데에도 에너지를 쓰며
나를 생각하며 좋은 취업자리를 알선해주는 선배에게 감사를 표하면서도
고민하며 허접하게 이력서를 수정해 보내면서도
그리고 그 이력서를 보내며 잠시 장및빛 다른 미래를 꿈꾸며 붕떠버린 내 마음을 가라앉히는 데에도 에너지를 쓴다.

하아.
공부는 이런 무수한 에너지손실들을 다 막아내며 집중할 수 있는 사람이나 할 수 있는 건가?
나는 재능이 없는건가?
집중력도 공부 재능에 포함되는 거겠지?
그저 이해력과 산술능력 (물론 그 마저도 매우 우수하지도 않지만) 만으로
근 삼년간의 수험생활로 겨우 얻어낸 엉덩이힘만으로는 공부를 잘 하기에는 역부족이겠지?

그래도 그냥 끝내버리기엔 아직 충분히 하지 않았다.
내 기준의
내 생각의 최선도 아니고
그 누구도 인정할 만한 최선도 아니다.

그래서 더 한다.
하지만 기간은 이제 정해졌다.
그 되고, 안되고의 그 뒤는 생각하지 않는다.
불꽃처럼 1년 살고 그 뒤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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