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이다.
한동안 내가 싫어져서 일기를 못 썼고
조금 나아진 다음에는 공부한다고 일기를 못 썼고
사실 마음보다는 절대적으로 시간이 없다고 생각했다.
외부 자극을 많이 줄여서 감정이 들쭉날쭉할 일이 적어지기도 했고
매일 달리기를 시작하고 나니 꽤 많이 안정된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원래 가진 불안정함은 한번씩 불쑥불쑥 튀어나온다.
단톡방에서 리더격인 사람이 우리단체가 함께 갔었던 장소로 떠났다.
그 곳에서의 추억도 되새길겸 그 사람이 계속 현지 사진을 보내준다.
그게 좋기도 하고 방해가 되기도 한다.
사실 너무 좋아서, 그리고 부러워서 감정이 다시 살아나서 방해가 된다.
그래도 좋음이 있으니 한 번씩 불쑥불쑥 단톡에다가 말을 하게 되는데...
안 써야지 하고 마음을 먹었었는데
쓰고 나면 후회되는 감정이 너무 많이 올라온다.
내가 쓴 말에 대해 즉각적인 긍정적인 반응이 없으며
뭐랄까 너무너무 신경쓰인다.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내 말이 부적절했을까.
괜히 썼나. 차라리 가만히나 있을걸
누구누구누구는 이렇게 부정적으로 반응하겠네
이런 시나리오들이 자동적으로 떠오르면서
감정을 꽤 많이 건드린다.
근데 이럴 거면 단톡에 아무것도 올리지 않아야 하는게 맞지.
왜 근데 나는 자꾸 여기에 한마디라도 보태어 내 존재감을 드러내려고 하는 걸까?
이런 데서는 아무것도 아니어도 된다.
그냥 잊혀져도 된다.
어차피 나는 스쳐지나가는 사람일텐데
왜 자꾸 내가 특별한 누군가가 되고 싶어하는가.
나에 대해 특별히 관심없는 사람들에게 왜 자꾸 어필하려 하는가.
부적절하다.
이렇게까지 신경쓰일거면
단톡방에는 아무말도 하지 않는게 좋겠다.
조용히 하자.
쉿!
제발 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