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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흘이 넘어가는 긴 여행을 누군가랑 함께 한다는 건

정말 힘든 일이다.

그리고.. 그 상대가...

뭐랄까. 자기 캐릭터를 강하게 드러내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나의 경우엔 맞춰주고... 소소하게 내가 하고 싶은 거 하는 타입인데

자기가 모든 걸 쥐고 컨트롤 하는 사람들은

내가 특별히 뭔가 다 하려고 하지 않는데도

자꾸 내가 하려는 걸 막는다.

그게 꽤 짜증나고 스트레스 받는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하게 반복적이지 않고, (물론 내가 내 요구사항을 많이 드러내지도 않았지만) 그냥 그럭저럭 할만했기에 참고 넘긴거지...

참는 거지...받아들일 수 있는 부분은 아니었다.

그래서... 안 맞는구나. 싶다.

이 아이랑 나는 여기까지 구나.

그 만큼 부딪히지 않을만큼 지내면 되겠구나. 이런거.

나는 꽤 많이 수용해주려 하는데... 얘는 별로 나를 수용하지 않는구나. 이런거.

암튼 맞춰가느라 애썼다.

이제 하루다.

겨우 하루.

하루의 반나절 정도는 쇼핑같은 거 하면서 보내면 되겠고,

나머지는 쉬는 개념으로다가... 지내면 될 듯 하다.

크게... 부딪히지 않고, 마지막까지 다치지 않고,

무사히 다녀갈 수 있길...

그리고... 다시는 이런... 여행 계획 잡지 말아야지.

크게 느낀다.

이런 건 아무것도 모르는... 아무데나 부대껴자고 부딪히는... 스무살때나 하는 거지.

이 나이 먹어서 할만한 건 아니야.

이 쯤 되면... 최소한 숙소정도는 따로 묵어야 할 듯 하고...

왠만하면 드라이빙도 하지 않고 대중교통 정도로 다녀야 그나마 문제가 없을 듯 하다.

삼시세끼 같이 먹고 붙어 지내야 하고, 심지어 잠도 같이 자야 한다면 그건... 왠만한 사람이어도 매우 피곤하고 괴로운 일일 듯

내 입이 자꾸 나온다.

뭔가 불만이 있어서 나오겠지?

내 마음을 뭔가 속시원히 다 편하게 털어두지 못해서 그렇겠지?

그게... 시간이 지나면 후루룩 사라질 감정들일 것 같아서

더 무언갈 하지 못하겠다.

아 맞춰가는 건 정말 피곤한 일이야.

피곤해. 우웩.

철이 보고싶어.

우웩. 우웩. 지금 너무 우웩 스럽다.

그래 애초부터 걱정했잖아.

그 걱정포인트가 그대로 나오는 거지.

그거에 대해 방어할만한 대책을 세우지도 않았고 귀찮아서 걍 부딪힌 거잖아.

우웩.

우웩.

나의 대처와 너의 성격이 합쳐져서 이런 결과를 낳았구나

우웩우웩

그래도 여기다가 이렇게 털어놓을 수 있어서 좋다.

돈내고 이게 뭔지랄.

남들은 그냥 편하게 좋게 럭셔리하게라고 생각하겠지만..

그냥 혼자 가야지 ㅎㅎㅎ

아님 철이랑 가던가...

암튼 힘든 여행이었다.

그래도 끝나가니 다행.

하루만. 하루만 더 참고... 조금만 더 힘내보자.

그 와중에도 즐거운 포인트들을 찾아내고... 버티자. 버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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