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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긴긴 여행을 하면서...

日就月將 2017. 8. 31. 15:04

첨엔 답답한 일상을 도피할 수 있어서 여행을 갔다.

일상에선 매일매일 해야할 것들, 나의 결정을 기다리는 것들에 마음을 빼앗길 수 밖에 없으니까...

그리고 늘 그랬듯...

내게 소소하게 연락을 취하고 도움을 청하는 이들을 외면하기 어려우니까.

(처음엔 하고 싶어서 했지만 나중엔 의무가 되어버리는...)


암튼 다 벗어나 여행을 왔건만

여기서도 나의 소소한 임무들, 그리고 해야 마음이 편한 것들이 새롭게 떠오른다.

그래도 그건...처음 하는 것들이니 아직 무겁지도 않아서 할 만하다.

때론 하고 싶기도 하고...


혼자 가기 두려워서 언니나 P와 S와 함께하는 여행을 선택했건만

그 안에서 느껴지는 소소한 불편함들이 있다.

아직까진 뭐 특별하게 날 괴롭히거나 하지는 않지만...

오래되면 불편할 수도 있겠다 싶은.

근데 그런 것들은 원래, 어디서든 다 생기는 거 아닐까?

똥냥이들이 매우 사랑스러우면서도 가끔 털이나... 너무 찡찡대면 귀찮아지듯...

사람들과 부대껴지내는 것, 그리고 특별히 내가 선택한 꽤 괜찮은 사람들과 부대껴지내는 것.. 

그 안에서 약간 신경쓰이는 것들을 마주하는 건 매우 당연한 일이겠지?

어떻게 신경쓰는 것들을 처리하느냐.

방법은 

1. 거슬린다고 표현하고 재발방지를 한다. 

2. 거슬리지만 참는다.

3. 거슬리지 않고 걍 둔해진다.


내가 주로 하는 방법은 2 또는 3이다.

그게 길게 봤을 때 현명한 방법이기도 하고...

하지만 가끔... 1이 필요할 때가 있다. 2번이상 반복되어 강하게 나를 괴롭히는 경우이거나. 내 정신건강 (감정해소)을 위해서 그리고 나의 성장 (아. 나도 이런거 말해서 개선할 수 있어! 라는 성취감의 차원)을 위해서 일부는 그 사람을 위해서이기도.

1의 경우 상대방에게 상처를 줄 수도 있고 또... 그로 인해 나에게 상처가 될 수도 있어서 조금은 신중해야 한다.

나는 워낙 공감능력이 뛰어나서 옆에있는 이의 감정에 쉽게 동요된다.

누군가 옆에서 괴로워하거나... 즐거워하거나 슬퍼하거나 하는 일들에... 마음이 흔들린다.

나 스스로의 감정때문에 폭발해서 무언가를 얘기했더라도, 상대방이 내가 의도한 반응이 나오지 않을 경우 당황하거나 미안하거나 해서 내가 더 괴로워지는 경우도 종종 있다.

아 이놈의 예민함.

너무 예민하면 나도, 상대방도 함께 불편해진다.

물론 그 예민함으로 인해 평균이상의 꽤 괜찮은 결과물이 나올 때도 있지만

피곤한 건 사실이지... 흠...

내가 무슨 예술가도 아니고...

생활인으로서 적당히 잘 살아야 할텐데...

그게 늘 쉽지가 않다. 적당히.

적당의 기준이 늘 엿가락처럼 늘어나기도 줄어들기도 하니까.

아.. ㅋ 감정과 생각을 털어놓는 일은 생각보다 피곤한 일인 듯.

여행보다... 나는 내 머릿속에 있는 걸 좀 덜어두고 싶었던 것 같다.

일상에서 분리되고 독립된 새로운 공간에서

내가 평소에 잘 꺼내두지 못했던 나의 속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 같아.

막 써야지 ㅋ

누가 볼 것도 아닌데... 

근데 자세가 안 좋아 허리가 아프다.

이제 좀 일어났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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