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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이 그대로 드러난 꿈

日就月將 2023. 2. 26. 08:54

되게 큰 그룹으로 여행을 갔다. 서른명쯤?
다 모르는 사이, 어설프게 자기소개를 하는 사람들도 있고 그냥 새침하게 있기도 하고 그랬다.
신부님들이 여럿 있었고 (ㅇㅔ제심 포함)
정재승? 이런 과학자들도 있고
하지만 누군가 나서서 주도적으로 사람들을 챙기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일부는 끼리끼리 알고 일부는 혼자 와서 아무도 모르고
그 와중에 사교성 좋은 사람끼리 친해지기도 하고 그런 모습이었다.
부산도 가고 아프리카 어떤 마을도 가고 (현실에서는 없는 듯한 구성)
매일 상황에 맞게 장소를 옮긴다
음식을 되게 많이 준비해갔는데 (약간 트럭킹같은 분위기랄까, 마을회관 같은 데서 숙박을 하는지, 거기 방과 회관식당, 야외테이블을 사용해서 식사했다)
사람들이 밥 먹으러 띄엄띄엄 나오기도 했고
나서기 좋아하는(오지라퍼) 사람들이 대충 보이는 대로 혹은 자기의 선호대로 우리공동의 짐에서 음식꺼내 식사를 준비했다.
그래서 누구는 엄청 생선구이에 올리브에 샐러드에 김치에 또다른 진귀한 반찬에 잘 먹었는데
누구는 남겨진 떡볶이 국물에 먹다남은 과자부스러기
자르지 않은 연어 덩어리 같은 것을 먹어야 했다.
그나마도 여럿 모여 있으면 괜찮았을 것을
늦게 나온 사람들이 먹다 가버린 사람들 자리에 띄엄띄엄 앉는 바람에 (안 친하니까)
누구누구는 그런 부실한 반찬의 한 가지만 가지고 먹게 되었다.
나는 남들 식사를 준비하다가(봉사개념, 제가 좀 해볼까요) 그만 밥을 늦게 먹게 되었는데
이렇게 찌끄레기 먹는 이 상황이 답답해서
먹다 남겨진 반찬들도 한 자리에 모으고
늦게 먹는 사람들을 모아서 같이 먹자고 했다.
소심한 성격에 마구 적극적으로 나서지는 못했지만…
그럭저럭 모아서 먹었지만
왜 이렇게 엉망으로 기획해서
식사시간은 늘어지고 불공평한 상황 (누구는 메인 요리를 몇 개씩 먹고, 누구는 남겨진 과자부스러기에 자르지 않은 연어덩어리로만 밥을 먹는)이 생겼는지
일은 하는 사람만 하는 건지
화가 나고 불편했지만
너무나 수평적이고 그리고 자발적이고 파편화된 조직이라
누구에게도 책임을 묻기 어려워보였다.
그저 상황만 답답했다.